아버지 아들이 웁니다


「나의 버팀목」
2021-10-29 11:50:45
한음
조회수   128

나의 버팀목

 

 

 

그들은 나에게 버팀목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버팀목을 빼내어 가시던 날

감당하기 어려운 대로한 폭풍우를 맞으며

내님을 향한 분노함으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소망이었습니다

 

그들이 웃으면 나도 웃었고

그들이 울면 나도 울었습니다

 

어느 날 님께서 그들을 데려가시던 날

표류하는 힘겨운 항해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앞길을 밝히는 등불이었습니다

 

그들을 맑은 시냇물 가로

푸른 초장으로 인도함이

그들은 내 삶의 등불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들을 다른 우리로 옮기시던 날

밀치고 오르는 분노함에 앞이 보이지 않았고

몸과 마음은 병들어만 갔습니다

 

나에게 버팀목이었던 그들을

나에게 소망이었던 그들을

나에게 힘을 주고 삶의 의미를 주었던 그들을

가혹하게 내 님께선 빼앗아 가셨습니다

 

일곱 해 동안 내님을 향하였던 내 고백의 열매인가

내 님을 향한 섭섭함

내 님을 향한 아픔

머리는 멈추어 버렸고

가슴은 식어만 갔습니다

 

내 님을 향해 울다 지쳐 웃어도 보았고

부르짖다 지쳐 잠도 들어 보았고

밀치고 오르는 분노함을 숨기지 않았지만

내 님은 여전히 침묵하셨습니다

 

마지막 잎새와도 같은

작은 희망마저 님은 꺽으셨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심정이건만

내 님은 지푸라기조차 허락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고백했던 내 님이었나

나는 내 님에게 어떤 의미인가

마지막 자존심마저 내동댕이쳐야만 했습니다

 

사백오십구 일의 기나긴 내님의 침묵은

여인의 후손을 기다리던 님의 백성들의 기다림이요

 

사백삼십 년간

내 님의 백성들의 부르짖음과 탄식이요

가나안을 사모하는 광야의 길이었습니다

 

지푸라기조차 붙잡을 수 없었던 그믐밤 길은

내 님께서 불기둥으로 앞서 인도하신 길이요

 

감당키 어려웠던 지난날은

오직 내님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은혜 주시는

가르침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버팀목이 하나씩 무너져 내릴 때

지푸라기조차 잡을 수 없게 될 때

내 님은 나를 향한 당신의 계획을 시작하셨습니다

 

좌절로 인한 포기과 나의 끝의 탄식은

내 님의 시작을 알리는 축복의 종소리였습니다

 

내가 의지하던 버팀목을 빼내어 가시어

대노한 폭풍우를 맞게 하심이

당신만을 의지하라시는 내 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내가 의지하던 버팀목을 빼내심은

당신만이 내가 의지할 버팀목임을 가르쳐 주시는

사랑과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길고도 먼 광야 길을 통하여

당신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길임을 알게 하신 나의 님이여

힘겹던 날갯짓을 접고 이젠 평안히 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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