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
| 365일, 36.5° 발문 |
조개가 모래를 씹는 아픔으로 진주를 만들 듯이
김성영(전 성결대학교 총장. 시인)
절시絶詩가 있습니다. 절명시絶命詩라고도 하는 이 시는 담긴 뜻 그대로 시인이 죽음을 앞둔 절박한 상황에서 쓴 작품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시사侍史에서는 흔히 대표적인 작품으로 매천梅泉 황현黃玹이 쓴 ‘절명시’를 대표적으로 칩니다만, 성경에는 여러 편의 절명시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가 죽기 전에 각 지파의 자손을 축복한 유언이 일종의 절명시이며신33:1~29, 다윗이 “내 영혼을 빈궁한 대로 버려두지 마옵소서”라고 탄원한 시편 114편이나 “내 영혼을 돌아보시고 나를 핍박하는 자에게서 건지소서”하고 간구한 시편 142편, 그리고 “원수가 내 영혼을 핍박하며 내 생명을 땅에 엎어서 나로 죽은 지 오랜 자같이 흑암에 거하게 하였사오니... 나를 살리시고 내 영혼을 환난에서 끌어내소서”하고 절규한 시편 143편도 일종의 절시라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절시는 시인이 생사의 기로에서 쓴 시이기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큽니다.
한음韓音 김흥수 시인이 이번으로 세 번째 발표하는 신작 시집 《365일 36.5°》에 실린 작품을 저는 절시라고 생각합니다. 시의 진중한 분위기가 그렇거니와 실제로 시인이 수 년 전에 원치 않는 질병을 얻어 오랜 투병생활을 하면서 쓴 작품들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인 김흥수 목사는 평소 북방(슥 6:8) 선교에 대한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이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훌륭한 선교 목사입니다. 즉 그는 우리나라 역사상 고대에 잃어버린 영토인 고구려와 발해까지를 우리가 회복해야 할 영적 고토로 삼고 한반도의 지경을 크게 확대, 남다른 북방선교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목회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올해로 벌써 33차에 걸친 한반도 복음화 선교 여행을 통해 북방 선교의 루트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은 군소 교회의 여건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사역이지만,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성령께서 주시는 사명이기에 몸을 아끼지 않고 쉼 없이 이 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김 목사의 목회철학과 함께하는 신실한 성도들의 기도와 헌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영적 고투 중에 안타깝게도 수년 전, 예기치 못한 육신의 지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의 선교지에서 거친 음식과 불결한 식수를 마다하지 않다가 끝내 혈액에 독한 균이 침투하는 무서운 질병에 걸려 생사를 넘나드는 긴 투병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목숨은 건졌으나 지금도 투약과 투병을 계속 해야 할 만큼 육신적으로 크게 허약해진 상태에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부족한 사람과 김 목사는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로 신학교에서 만난 사제지간으로 지금까지 그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기에 그가 당하고 있는 이 어려움의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이 시집에 실린 작품은 이처럼 김 목사가 지난 수년간의 긴 투병 중에 쓴 작품으로서 가히 절시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한 작품 한 작품이 쉽게 쓴 감상의 글이 아니라, 존재의 원점에서 터져 나온 영혼의 노래이기 때문에 절로 사람의 영혼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습니다.
김 시인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자신의 안일을 구하지 않고 분투하다가 육신의 질병을 얻은 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지마, 그 고통 중에 이처럼 절절한 영혼의 노래를 길어 올렸다는 사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학이 체험의 소산이라면, 김흥수 시인이 겪은 쓰라린 고통의 체험은 그만큼 값진 영혼의 열매를 거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이 이후에 김 목사를 더 귀한 복음의 그릇으로 쓰실 것이며, 분명 김 시인은 이 이후에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축복을 누리게 될 줄 믿습니다.
이 작품을 대하는 독자들마다 김 시인이 만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기를 바라며, 그분의 사랑이 김 시인을 사로잡은 것처럼 독자들을 사로잡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김 목사를 통하여 앞으로 받으실 영광이 이전보다 더 크기를 기도드리며, 시련과 환난 중에 나온 진주 같은 작품집을 한반도중앙교회 온 성도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첨부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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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 「잔을 들어라」 | 한음 | 2021-12-08 | 9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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